8월 초에 늘 그렇듯이 저는 스위스 국경일인 8월 1일을 맞아 스위스 한국 비즈니스위원회(SKBC)의 동료들과 서울의 한 스위스 레스토랑에서 스위스 국경일을 축하했습니다. 그날 저녁은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흥겨운 사람들과 활기차게 이어지는 대화, 늘 그렇듯 맛있는 스위스 음식. 그 유명한 8월 1일 베겐도 빼놓을 수 없죠. 딱 한 가지 신경 쓰였던 것은 바로 스위스 국기였습니다.
스위스의 국가 상징인 스위스 국기는 매우 눈에 잘 띄는데요, 직사각형이 아닌 정사각형입니다. 스위스에서도 이런 현상을 어느 정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뉴욕의 국제 연합 본부에서 스위스 연방의 압력으로 세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에서 올바른 모양인 정사각형 국기로 교체했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스위스인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신들의 국기를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그런데 왜 “우리” 국기는 정사각형일까요? 저는 테이블에 마주 앉은 친구들에게 그 답을 물어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이후로도, 이 질문은 자꾸만 저를 신경 쓰이게 하더군요. 마침, 우리 곁에는 국기 및 표준과 관련한 경험이 있는 역사학자이자 퇴역한 소장이며 이따금 우리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우르스 거버가 있습니다. 그보다 더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스위스 국기는 다른 모든 국기와 달리 왜 정사각형인가요?
흰색 십자가가 그려진 붉은 국기의 기원은 1339년 베른주에서 벌어진 라우펜 전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스위스 병사들은 전장의 다른 이들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군복에 흰색 십자가를 꿰매었습니다. 이 십자가는 이후로도 스위스 군인들의 무기와 깃발에 표시되기 시작했죠. 정사각형 모양은 당시 전쟁 시 사용되는 국장의 일반적인 형태에서 기원했습니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 국기와 달리 스위스 국기와 문장은 항상 정사각형입니다.
왜 흰색 십자가일까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모든 것은 1339년 라우펜 전투에서 병사들이 군장에 하얀 십자가를 표시한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스위스 연방 국기는 1840년에 오늘날의 형태로 만들어졌습니다. 스위스에서는 휘장이라는 용어 대신 깃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배경색이 빨간색인 이유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이들은 붉은색이 그리스도의 피를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이들은 당시의 베른의 깃발에서 유래했다고 추정합니다.
직사각형이 아닌 국기를 사용하는 국가가 또 있을까요?
스위스를 제외하면 바티칸 시국만이 정사각형 모양의 국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십자가가 그려진 국기를 볼 때면 자연스럽게 적십자 가 떠오릅니다. 스위스 국기와 적십자사 간에 연관성이 있나요?
실제로 직접적인 연관성이 존재합니다. 최초의 엠블럼은 1864년에 만들어졌습니다. 1864년 제1차 제네바 협약을 위해 외교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부는 전장에서 의료진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명확한 중립적 표시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그들은 중립국인 스위스의 국기인 흰색 바탕에 빨간색 십자가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심볼은 제작하기 쉽고 고대비 색상 덕분에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적십자, 적신월사, 적수정 상징의 사용과 오용은 법으로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네바 협약과 추가 의정서에는 위 상징에 관한 여러 조항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특히, 상징의 사용, 크기, 목적 및 배치, 상징이 보호하는 사람과 재산, 상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 상징에 대한 존중과 오용에 대한 처벌이 자세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네바 협약 및 추가 의정서의 각 당사국에는 국가 차원에서 상징 사용을 관리하고 오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제정이 요구됩니다.
주로 해외에서 빨간색 바탕에 흰색 십자가가 구급대원의 표식 등의 다른 용도로 ‘오용’되는 것이 발견됩니다. 스위스의 국가 상징인 국기는 보호되지 않나요?
스위스 국장은 법적으로 보호됩니다. 1848년 연방 헌법에 따라 스위스 국장은 스위스의 국가 상징으로 헌법에 명시되었습니다. 스위스 국장 보호에 관한 연방법 에는 자세한 법적 체계 사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스위스 연방은 이제 서울에 위치한 스위스 레스토랑에도 올바른 모양의 국기를 게양하도록 주의를 줄까요? 다음 번 스위스 방문때는 반드시 스위스 국기를 가져가야겠어요. 이번엔 정사각형 모양으로…
사진 © by Säntis-Schwebebahn AG